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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 자주 말 멈추면 치매 확률 높다

"어…그러니까…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더라?" 대화 중에 말을 자주 멈추는 습관을 가진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위스콘신 대학교 스터링 존슨 교수 연구팀은 17일 치매 협회 콘퍼런스에서 약한 수준의 인지 장애를 가진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은 대화 도중에 '음…'이나 '어…'와 같은 허사(말하기 도중 의미 없이 단어와 단어, 구와 구, 절과 절, 그리고 문장과 문장을 채우는 말)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연구는 같은 주제로 실시된 기존 연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부모가 치매를 앓은 경력이 있어 치매 발병률이 높은 50~60대 실험자 256명을 대상으로 그림테스트를 실시했다. 그중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거나 2년 내 치매 발병 위험이 있는 실험자 64명을 추려냈다. 연구팀은 "이들 실험자에게 말하기 테스트 실시했을 때, 허사 사용 빈도가 매우 높고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하는 대신 그것(it)이나 그것들(they)과 같은 대명사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스터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매가 환자의 언어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연구가 보다 깊게 진행되면 매우 간단하고 쉬운 방법으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킴벌리 뮬러 교수는 "허사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증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허사를 가끔 사용한다고 해서 치매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허사 사용이 대화를 방해하는 수준으로 빈번한 경우에는 인지 장애를 의심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콘퍼런스에서는 '청력 감퇴'가 치매 발병과 연관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 됐다. 의학 박사 과정에 있는 테일러 필즈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청력 감퇴 진단을 받은 환자는 5년 내 약한 수준의 인지 장애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2배 높았다. 알츠하이머 협회 마리아 카릴로 회장은 "청력 감퇴, 언어 장애 등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증상으로 치매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면, 가정 주치의가 치매에 걸릴 위험이 있는 환자를 훨씬 빨리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는 약 4700만 명에 달한다. 미국에도 약 550만 명의 치매 환자가 있다. 현재로서는 치매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은 없으며, 따라서 초기 치매 예방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력한 스트레스 경험 뇌 노화 앞당길 수도" 살다가 겪게 되는 커다란 스트레스 경험이 뇌의 노화를 수년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스콘신대 의료·공중보건대 연구팀은 젊은 시절 당한 단 한 건의 상당한 스트레스라도 나중에 뇌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기억에 남는 스트레스를 겪은 미국인 1320명을 대상으로 사고력과 기억력 분야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분석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8세로, 1232명은 백인이었고 82명은 흑인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직이나 자녀의 죽음, 이혼, 알코올·마약 중독 등이 커다란 스트레스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이런 상당한 스트레스들이 나중에 경험자의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특히 흑인의 경우 일평생 사는 동안 백인보다 60% 더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흑인들 사이에서는 각각의 스트레스가 매 4년간의 인지력 노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협회 마리아 카리요 박사는 "연구팀이 주목한 상당한 스트레스에는 부모의 죽음과 학대, 실직, 빈곤한 이웃들과 지내는 것, 이혼 등이 폭넓게 포함돼 있다"며 "심지어 어린 학생의 경우 전학도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김지윤 인턴기자 kim.jiyoon2@koreadaily.com

2017-07-17

치료비 마저 비싸 '고통'…가족이 더 힘든 병 '치매'

치매는 치료비가 가장 비싼 병중의 하나로 꼽힌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포함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겐 육체적.정신적 피로에 비싼 치료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사망률이 높은 각종 암이나 심장병보다 알츠하이머 치료비가 훨씬 높다며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질병(the most expensive malady in the U.S.)'라고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한해 전국에서 알츠하이머 약.상담.너싱홈 등에 사용된 금액은 약 1090억 달러로 심장병(1020억 달러)이나 암(770억 달러)보다 훨씬 높다. 알츠하이머협회가 발표한 2014년 전국 한해 알츠하이머 치료.상담비용은 약 2140억 달러. 알츠하이머 간병비는 대략 시간당 21달러, 일일 239달러 수준이다. 국립노화연구소(NIA) 리처드 호드 박사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수명과 치료비를 고려할 때, 모든 질병 중 가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가족들이 돌보는 시간 등을 돈으로 환산하면 상상을 초월한다. 암이나 심장병보다 간병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훨씬 세다"고 말했다. 가족이 돌보기 어려워 양로호텔 등에 치매 환자를 맡길 경우 한달 비용은 2000~5000 달러 수준이다. 이는 메디캘 웨이버 프로그램 수례자가 내는 액수다. 또 양로병원이나 양로보건센터는 메디캘.메디케어를 통해 보조를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포함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스트레스가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억을 하지 못하는 환자보다 그 환자에게서 24시간 눈을 뗄 수 없는 간병인이 더 위험하다는 것. 치매 환자를 양로호텔이나 병원에 보내는 것도 환자 개인당 병의 진행속도, 폭력성 등에 달려있어 부담은 배가 된다. 하지만 아직 한인사회에는 치매 환자나 가족을 지원하는 기관이나 프로그램들이 많지 않다. 그나마 한인건강정보센터(KHEIR)가 치매 환자 가족들을 위해 ▶메디케어.메디캘.웰페어 등 각종 의료혜택서비스 신청 및 번역 ▶주정부 가정방문 간병인 프로그램(IHSS) 신청 및 간병인 소개 ▶심리상담 ▶임시간호 지원비(Respite care) 등을 제공하고 있다. IHSS의 자격요건은 영주권을 받은 지 5년 이상 된 메디캘 소지자다. KHEIR는 IHSS 신청자격미달인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매달 일정금액을 제공하는 임시간호 지원비 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려면 LA카운티에 사는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 중 한쪽이 LA시 외곽에 거주해야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연령.증상.장애 등의 제한은 없다. KHEIR 문상웅 사회복지 디렉터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항상 자신의 건강을 먼저 되돌아보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혼자서 끙끙 앓는 건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표 참조>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자세한 한국어 정보는 알츠하이머협회 웹사이트(www.alz.org)에서 찾을 수 있다.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국 65세 이상 여성 6명 중 1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 인구: 약 14만7000명 ▶알츠하이머 간병인구: 약 31만 명 ▶간병인이 환자의 가족인 비율: 77% ▶ 인종별 간병인 구성: 흑인(33%), 아시아계(30%), 백인(25%), 히스패닉(21%) ▶평균 간병시간: 1주당 22시간 ▶간병하며 직장에 다니는 인구: 14만8800명(전체의 48%) ※LA카운티 알츠하이머 간병인 (2008년 기준) 구혜영 기자

2014-10-30

2030년 치매환자 3배 증가…'100세 희망'에 도사린 '공포' 확산

2030년에는 한인 등 아시아계 알츠하이머 환자가 지금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왔다. 고령화에 따른 슬픈 시나리오다. 알츠하이머협회는 2030년 가주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시아계 인구가 2008년(7만2075명)보다 170% 증가해 19만4266명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시아계는 히스패닉계와 함께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소수계로 꼽혔다. LA카운티 공공보건국이 가장 최근 내놓은 자료에서도 2030년에 예상되는 카운티 내 아시아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6만 여명에 달한다. 이 또한 2008년보다 3배 늘어난 수치다. 11월, '전국 알츠하이머 인식의 달'을 앞두고 알츠하이머에 대한 각종 눈에 띄는 통계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표 참조>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국 65세 이상 여성 6명 중 1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남성은 11명 중 1명꼴이다. 이 중에서도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이민 1세대의 고령화와 낮은 검진율, 정보 부족은 큰 문제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협회는 언어장벽과 '아파도 참는' 문화차이, 낮은 보험가입률과 경제적 빈곤이 아시아계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최근 LA한인커뮤니티에선 알츠하이머 예방이나 간병에 대한 세미나가 열리는 등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병을 알지못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지나친 효사상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부모를 모시려다 도리어 병을 얻는 사례도 있다. 의료 관계자들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50%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치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의료전문가들은 "치매가 왜 생기는지, 어떻게 하면 완벽히 치료할 수 있는지 아무도 아는 이가 없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모님이나 친구가 우울증.무관심.성격변화 등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면 직접 의사에게 기억력 테스트를 요청하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구혜영 기자

2014-10-29

대·소변 빨래에 툭하면 화…간병하다 오히려 병

치매는 환자보다 가족을 더 힘들게 하는 병이다. 토런스에 사는 50대 김씨는 2년 전 치매 환자인 시아버지를 양로호텔에 모시기로 결정했다. 마음 한구석에선 그간 모셔온 8년간의 시간이 아깝기도 했고, 불효를 범하는 것 같아 괴롭기도 했지만 더 이상 버틸 기력이 없었다. 간병으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는 자궁암.갑상선.고혈압 등을 불러왔고 "더 하면 내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아버지가 처음 병원에 간 건 뇌졸중 때문이었다. 김씨는 "처음엔 몸의 일부가 마비돼 언어능력이 현저히 낮아졌다고만 생각했지 치매는 상상도 못했었다"며 "워낙 고집이 센 분이라 '억지를 잘 부린다', '욱 한다' 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서히 몸 상태가 회복된 시아버지는 운동을 하겠다며 몇 시간씩 산책하러 나가셨다. 의사소통도 멀쩡했다. 가끔 경찰이 시아버지를 모시고 집에 올 때면 기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라고 믿었다. 김씨는 "어느 날 경찰이 시아버지를 모시고 집에 왔는데… 발 뒤꿈치는 신발을 벗고 몇 시간을 걸으셨는지 뼈가 튀어나와 있었다"며 "더 심한 것은 괄약근 조절이 안 돼 대변을 본 줄도 모르시고 있다가 속옷만 버리고 왔다는 걸 알았을 때였다. 하늘이 노랬다"고 회상했다. 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탓에 정상인처럼 이야기하는 순간엔 그가 환자라는 걸 믿기 힘들었다. 시아버지는 바로 1시간 전에 웃으며 농담을 하다가도, 어느 날엔 "지금이 1970년이지?"라고 했다. 길을 걷다가도 거슬리는 게 생기면 지팡이를 던졌고, 주소가 새겨진 목걸이를 잡아 뜯으며 "내가 강아지냐?" 하고 소리를 질렀다. 대소변 묻은 빨래는 너무나도 많아 몇 년이 지난 후엔, 속옷은 한번 입고 버렸다. 반찬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고, 돌아오는 건 서운함뿐이었다. 시아버지는 수십 년 전 옛 기억은 또렷한 반면 어제 일은 기억하지 못했다. 김씨는 "남편은 출장이 잦아 시아버지 간병에 아이들 등.하교, 집안일은 모두 내 몫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님도 혼자 집안에서 방치된 기분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서로 어딜 편히 가지도 못하고, 매 순간 화를 받아내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간 병원에서 웰페어.메디케어 등의 혜택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정보를 듣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 양로호텔을 선택한 건 상주하는 의료진 때문. 사비가 350~500달러 정도 추가되지만 그는 이게 최선이라 믿는다. 김씨는 "1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데, 서로 웃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약과 식사가 제때 나오는 게 가장 마음에 든다"며 "옆에서 속 끓이고 원망하며 효를 지킨다고 믿는 건 불효"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어느 병원이라도 좋으니 검진이 우선이다. 그 후엔 병원에서 각종 보조서비스 등에 연결해준다." 구혜영 기자

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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